Berserk.TV.1997.DivX.AC3.2CH.EP129-ACE

이 세계에는 인간의 운명을 주관하는

어떤 초월적인 '계율'

'신의 손'이 존재하는 것일까?

적어도 인간은
자신의 의지마저 자유롭게 할 수 없다

어, 어이!

가츠!

[검풍 전기, 베르세르크]

[검풍 전기, 베르세르크]
사람은 누구나 늙는 법
당당히 받아들여라

그 누구도 원치 않는 이 길!

미래를 향해 전진하자
선택을 믿어야지

어떤 평가를 받는지는
내 손에 달렸네

어떠한 시련이 닥쳐도
초심을 유지해야 하는 법

난! 난 이겨낼 수 있지

너의 꿈이 뭔지
내게 말해 주오

왜 그렇게 겁을 먹는지
알 수가 없네

어서 나에게 말해 주오

더 이상 겁먹지 말라
아직 늦지 않았으니

[두 사람]

따라오든 말든 너의 자유다

이미, 싸우는 방법은 알겠지?

깼어?

여긴...?

강가의 동굴이야
운 좋게 강에 떨어져 살았어

강?

뭐야.. 너 아무것도 기억 안나?

익사할 뻔했다는데 태평한 녀석이로군

바보! 아직 누워있어
열이 완전히 내리지 않았으니까

별수 없잖아, 흠뻑 젖은 데다 게다가 추위에 떨고 있었으니까

뭐야? 그 눈빛은

어이! 뭐하는 짓이야?
그게 목숨을 살려준...

적당히...

어이! 적당히 하라구!
이 신경질적인 여자!

은혜를 베풀 생각은 없지만

이 쪽은 사력을 다해, 갑옷 입은 너를 강에서 끄집어 올렸어!

그런데 감사의 말은 커녕, 칼을 던져?

네가 여자가 아니었다면
두들겨 패서 이미 턱이 빠져 있을 거야

맘에 안 들어...
여자 주제에 기사 흥내라니

정말, 금방 핏대를 세우고 그래

그러니까 여자는
전쟁터에 안 어울린다는 거야

어이...

나도...

원해서 여자로 태어난 게 아냐!

어이! 미안해

이 녀석! 역시 엄청난 여자야! 좀 얌전히 있어

놔!

놓으라고!

거 보라고

자, 이거 입고 있어! 내가 입고 있었더니 벌써 다말랐어

- 뭐야? 아직도 울고 있어?
- 시끄러워! 저쪽 보고 있어!

한심해, 너에게만큼은 도움받기 싫었다

상당히 나를 싫어하나보군

저기, 그런데, 너 어떻게 매의 군단에 들어 왔어?

아무리 생각해도 여자에겐 힘들지 않아?
싸움으로 돈버는 건

뭐, 나와는 관계없지만

그리피스

그리피스다

내 고향은 산골의
작은 농촌이었어

토지가 척박해
작물이 잘 자라지 않는다

그래도 군자금이다 뭐다 해서
세금은 짜낼 수 있는 데까지 짜내가지

사흘을 아무것도 못 먹는 건 흔했어

겨울엔 아사하는 사람도 있었지

국경 근처의 마을이었기에 싸움에 자주 휘말렸지

우리는 그때마다, 집과 밭이 짓밟히는 것을 묵묵히 보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어느 마을이건 처지는 비슷했어

모두 빼앗기고 짓밟히는 것에 익숙해 있지

나도 그걸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었어

그러던 어느 날

마을을 지나던 귀족이
내게 눈독을 들였어

그 귀족은 나를 성의 시녀로 들이고 싶다고 했어

아버지는 마지못해 그 의사를 받아 들였다

일손에 도움이 안 되는 막내딸을

입을 줄이려고 바치는 건
당연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해

하지만...

생각해 보면 당연한 거야

한낱 가난뱅이의 딸을 구제하려는 특이한 귀족이 있을 리 없지

'할 수 없다', '당연하다'

이 두 마디가 항상 내 마음을
현실과 연결하기위한 고리였다

귀족으로 태어났다는 것만으로
신에게라도 선택받았다고 생각하나?

성스럽고 현실성 희박한 광경이었다

비참하고 무력한 한 여자애를 불쌍히 여겨

신이 천사를 보냈다
순간, 그런 식으로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그 천사가 내민 것은
그런 형편 좋은 구원의 손길이 아니었다

너에게 지킬 것이 있다면
그 검을 잡아라!

두려웠다

내가 검을 찌른 건지

상대가 달려들다가 검에 맞아 쓰러졌는지

어쨌든 나는, 사람을 죽였어

그 사람은 크게
천천허 고개를 끄덕였을 뿐...

하지만 그게 그가 내민
진정한 구원의 손길이었지

그리피스, 저쪽은 다 정리됐어

아, 기다려

나는, 어떻게 하면?

좋을 대로 해

나도...

나도 함께 데려가 줘!

농담 마, 우린 단순한 도적 떼가 아냐

이렇게 군자금을 모아서 나중에 군대를 결성할 거야

꼬마나 여자를 데리고서 싸움을 할 수 있겠어?

부탁이에요
검술을 익히라면 익힐게요, 그러니까

이거 진심인가보군, 이 녀석

죽을지도 몰라

말했지? 좋을 대로 해
따라 오든 말든 너의 자유다

이미 싸우는 법은 알고 있겠지?

하지만...

검과 모포도 당신이 줬어요

그날부터 내 모든 것이 변했어

참고 끊임없이 기다리는 삶에서 싸워 쟁취하는 삶으로...

난... 그리피스를 숭배하고 있었어

난 지금도 기나긴 꿈을
꾸고 있는 것 같아

고작 평면 출신이 모인 집단이
전장에서는 상승무패

기적 같은 전투력을 보였으니까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것을 이끄는 것이
아직 순수함이 남아 있는 젊은이로

게다가 우리와 같은
평면 출신이라는 사실

기적

내게 있어 그리피스는
기적 그 자체였어

나도 겨우 일개 병사로서의 능력을 갖췄을 즈음

매의 군단은 어느 지방 귀족의
영지 분쟁에 참전했어

그 귀족은 유명한 남자로, 상당한 재산가였다

그러나 녀석의 진짜 소문은 재력이 아니라
그 악취미였던 거야

높은 각 마을에서 소년만을 뽑아
걸으로는 하인으로 고용하고

사실은 성적 노리개로 성 내에 감금하고 있었다

얼이 빠져 겁에 질린 듯한
눈망울을 한 아이들...

나는 등줄기가 싸늘해 졌다

공포와 혐오감으로 가슴이 무너질 듯 했어

나도 한번은 그렇게 될 뻔 했으니까

그 때와 마찬가지로...

그것만으로 어깨에 놓여진 손 그것만으로 신기하게 나의 떨림은 진정됐지

몇 차례의 전투 후...

그것은 반년 정도 전에 매의 군단에 입단했던 소년 훈련병이었다

그리피스

- 뭐?
- 이 꼬마의 짐이다

- 그리피스?
- 꽤나 기사를 동경했었나 보군

이 녀석은 잘 기억하고 있어

마치 이야기속의 주인공이라도 보듯이
나를 보고 있었다

이 녀석은 행복했었을까?

꿈속에서 꿈을 꾸며 죽어 갔을까?

아이들 죽인 것은...
내 꿈일지도 몰라...

그런 그리피스를, 나는 본 적이 없었다

그리피스가 저렇게 낙담해서...

하지만 그때부터야
그리피스가 조금씩 달리 보이기 시작한 것은

성에 귀환한지 며칠 뒤 밤

그리피스!

어이! 농담이지?
그 자존심 덩어리 같은 놈이

캐스커

함께 어때? 상쾌해

저기... 나는...

- 더럽... 다?
- 그럴리가...

왜?

왜? 어젯밤에 거기에...

그, 그렇지? 내가 착각한 거지?

어젯밤의 그건
군사회의나 그런 걸로, 그래서...

아니!

착각이 아니야

어째서 그런 놈과!

돈이야

군대란 돈이 든다

사람, 말, 장비, 식량 모든 게 공짜가 아니야

매의 군단은 앞으로 점점 커질 거야
키우지 않으면 안돼

그러기 위해서라도 필요해
막대한 군자금이

그 늙은이는 아무래도 내가 맘에 든 것 같고

나는 그의 재산에 흥미가 있었다 이해관계가 일치했다는 거지

그렇다고 해서... 그런...

이대로는 안 되는 거야?
이대로 계속 이기면 언젠가 군자금 같은 건...

시간이 너무 걸려요, 게다가

전장에 나간다는 건
그만큼 많은 부하를 잃는다는 거야

설마, 그 아이 때문에...

아니야 난 합리적으로 생각했을 뿐이야

10번 전장에 나가서
수백 명의 부하를 잃는 것과

늙은이 한사람 속이는 것과
어느 쪽이 리스크가 적을지

난 말이지, 캐스커

내 지휘로 목숨을 잃은 동료들에게 어떤 책임감 같은 건 느끼지 않아

왜냐하면 그것은
자기 자신이 선택한 싸움이니까

그리피스...

내가 그런 것처럼!

하지만 만약, 녀석들을 위해서 죽은 자들을 위해서...

내가 뭔가 해줄 수 있는 게 있다면

그것은, 이기는 것

녀석들이 목숨을 바쳐서까지 매달린
내 꿈을 이루기 위해서 계속 이기는 것이다

그리피스, 그만둬!

내 꿈은 그들의 주검 위에
서지 않으면 실현될 수 없어

어차피 피에 물든 꿈이다

그건 걸로, 후회나 양심의 가책 따윈 없어

하지만 수천 수백의 목숨을 걸면서
자신만 더렵히지 않고 있을 정도로

그 정도로 내 꿈은 간단하게
손에 넣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만해, 이제 그만해

괜찮아, 아무것도 아니야

내 이깨에 손을 얹은 그리피스는
이미 평소의 그리피스로 돌아와 있었다

그게 괜히 슬펐어

인간이 오래 전에 버린 것을
그리피스는 실현해야 할 꿈으로 가지고 있지

하지만 선택한 꿈이
순수하고 터무니없이 큰 만큼

짊어진 것도 헤아릴 수가 없어

큰 것을 손에 넣으려는 자는

그만큼 남보다 보다 많이, 뭔가를 견디고 있는 거라 생각해

강했었던 게 아니야
그리피스는 강해지지 않으면 안 되는 거야

나는, 그 사람 곁에 있고 싶어

그 사람이 자신의 꿈에 모든 것을 바친다면

그 사람의 꿈이 싸워서 열린다면

나는, 그 사람의 검이 되고 싶어

그 사람의 곁에 있고 싶어

그 사람의 꿈을 이루는데
빼놓을 수 없는 사람이 되고 싶어

그 바램이 이루어질 거라 믿었지

네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기억하고 있어?

그날, 언덕 위에서 그리피스가 네게 했던 말

네가 필요해, 가츠

그 한마디
그런 것을 결코 입에 담을 사람이 아냐

난, 맘에 안 들었어

그리피스에게서 그렇게 간단히
그런 말을 들은 네게... 질투가 났다

하지만 그리피스는 매의 군단에 필요한
인간으로서 너를 필요로 하고 있는 거라고...

그렇게, 나는 믿으려고 했다

하지만 그리피스는 너에 관해선
언제나 충동적으로 되지

마치... 마치...

그리피스는 널 신뢰하고 있다
그런데 너는, 앞뒤를 생각지 않고

내가용서할 수 없는 것은 너의 그 방자함이

그리피스를 죽일 뻔 했다는 사실이다

네가 어느 전장에서 죽든 알바 아니야!

하지만 그 때문에 매의 군단을...

그리피스의 꿈마저
헛되게 하는 것은 용서 않겠어!

그리피스를 그런 식으로 변하게 한 네가
용서할 수 없이!

왜냐?

어째서, 네가 아니면 안 되는 거야? 어째서...

- 뭐, 뭐하는....?
- 쉿!

그런데, 이미 죽은 거 아냐? 저 절벽에서 떨어졌잖아

상관없어, 살았든 죽었든 반드시 포상금을 준다고

아돈 님이 약속해 주셨다

어쨌든 매의 군단의 돌격 대장과
여자 천인대장이니까

좀더 강 아래를 뒤져보자

시체가 이런 급류잖아 시체가 떠내려갔을 수도 있어

해열제다, 먹어둬

느긋하게 있을 여유 없이
해가 지는 대로 여길 나간다

아침이 밝아 온다
너 자신을 잊어라

달빛을 붙잡아라
그대는 빗속으로 사라지네

세상에 불변하는 것이
무엇이랴

돌아서는 내 앞에서
사라져 버리는 그대

난 너무 오래 기다렸네
난 너무 오래 기다렸네

그 기나긴 세월을 기다렸네

[예고]

검을 휘두르는 것
그것은 살기 위한 증거

꿈을 엮고, 야망을 쌓아올려 그래도 망가져 버리는 순수한 것

누군가를 위해 검을 휘두르는 자

오로지 자신을 위해 검을 휘두르는 자

그 끝에 있는 것은
진정으로 기쁨인 것일까?

[결사행]